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지역에서 죽어가는 새들은
지역민의 힘으로 살릴 수 있습니다."

12월 4일,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문제에 누구보다 진심인 국립생태원 외부연구원 김윤전 님을 스피커로 모셨습니다. 관심이 없으면 전혀 보이지 않는 조류충돌 문제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윤전 님은 새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몇 가지 요소와 원인을 안내하고, 그중 건물 유리창과 도로 및 아파트에 설치된 투명 방음벽이 위험한 이유를 알려주셨습니다. 실제 충돌 사례를 함께 보여주셔서 ‘우리 지역 안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이날 윤전 님께서 하신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은 “지역에서 무고하게 죽어가는 새들은 지역민의 힘으로 살릴 수 있다”는 말이었어요. 지역에서 죽어가는 새들을 수도권에서 살피고 기록하는 건 어렵기 때문에 지역민의 관심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었죠.

지자체와 정부가 조류충돌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발전시키게 하려면 개별 시민의 관심과 입김이 모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윤전 님은 너무 크게 생각할 필요 없이 “거주공간과 생활반경 내에 설치된 인공구조물 주변을 살피고” 충돌한 사체가 있다면 사진으로 기록해 네이처링에 등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살핌과 기록이 쌓여야 내 지역, 내 나라에 서식하는 텃새와 이동철마다 방문하는 철새, 나그네새, 길 잃은 새들을 보호하고 살릴 수 있을 테니까요.

강의를 들은 참여자들은 “한 사람의 관심과 기록이 큰 변화를 일으키는 것 같다”면서 “당장 내가 다니는 학교와 주변 건물을 살피고 기록하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소감을 남겨주셨습니다.

또 “이렇게 많은 새들이 건물 유리창과 투명 방음벽 때문에 죽는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자체가 현실적인 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목소리를 내야겠다”며 의지를 다져주신 분도 계셨어요.

여러분의 지역에서는 어떤 새들이 얼마나 죽고 있나요?

출근길에 잠깐, 점심시간에 살짝 시간을 내서 생활공간 주변의 건물 유리창과 도로 및 아파트의 투명 방음벽 주위를 살펴주세요. 충돌 후 사망한 새를 발견하면 네이처링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조사’ 미션에 사진과 장소를 등록해 주세요. 이렇게 모인 빅데이터는 국립생태원 연구원 분들이 야생조류의 종 다양성 보존과 생명이동권 보장 관련 정책을 마련・제안하기 위해 활용하실 거예요.

가장 먼저 야생생물법과 건축법에 실효성 있는 조류 충돌 방지 조항(일명 조류충돌방지법)을 추가하고, 이후 공공건물은 물론 일반건물까지 조류충돌 방지 설계 및 시공이 의무 적용 될 수 있도록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주세요.